올해 마흔되는 여자입니다.
1월1일 너무나 어이 없는 카톡을 봐버렸습니다.
20대부터 사귄 남자친구는 정말 착한 사람이였습니다.
다만 눈치와 센스가 없는것 빼면 남자친구로서 괜찮은 사람이였습니다.
말도 많이 안하고 조용한 편이고 이야기도 잘들어주고 돈을 헤프게 쓰는걸 싫어하는 사람이였습니다.
오래 사귀고 결혼을 하려고했는데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서 남자친구가 부모님과 싸워봤지만
내성적인 남자친구는 부모님을 이기지 못하고 저아니면 결혼안하겠다고 말하고 끝냈습니다.
그래서 그냥 결혼하지 말고 연애만하기로 합의해서 꾸준히 잘 만나고 있었는데
작년 갑자기 서울로 발령이 나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있다보니 자주 못보게 되고 힘들어하는것도 보이고 40년 넘게 대전에만 있다가 새로운 곳에 갔으니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라고 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로 몇번 찾아갔을때 살짝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했죠
혹시 서울에서 바람이라도 났나보다 하고 말이죠
결정적인 계기가 둘이 쇼핑을 하다가 핸드폰을 보길래 뭐해? 하고 쳐다보니 치면서 핸드폰을 가렸습니다.
아~ 뭔가 있구나 핸드폰 감춘거에 대해서 섭섭하다고 이야기하고 풀었지만 찜찜함을 감출수가 없었죠
새해 아침 맛집을 찾기 위해서 핸드폰으로 검색하던 도중 써늘한 기분이 들어서 카톡을 확인해보게 되었는데 최근에 폰을 바꿔서 카톡이 옮겨오지 않았는데
예전꺼 대화 내용이 이상한게 있어서 들어가보니
헐~~ 서울가기전 대전에 있을때부터 이미 술집다니는 여자분과 바람이 났더군요
퇴근하고 나랑 밥먹고 차마시고 집에 들여보내고는 술집다니는 여자분과 엄청난 카톡과
찾아가고 보고싶다는니 진짜 지금까지 모든 사람이 알던 사람의 모습이 아니였습니다
주변 지인들이 다들 놀라더군여 저런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였냐면서
엄청 매달리고 장문의 카톡들을 보내는데 치가 떨리더군요
내가 알고 지내던 남자가 아니였구나 저런 모습도 있는거였구나
헤어지기전에 싸대기를 한대 떄려주고 내려왔습니다.
근데 지금까지 변명도 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30대까지만해도 마사지샵이나 유흥가 가면 돈아깝다고 그냥 나오던 사람이
40대가 넘어가니깐 신세계를 보게된건지 완전히 빠져서 살더군요
서울에서도 바같은곳에 다니면서 엄청 즐기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서울에서 새로운 세계에 빠져서 노느라 저한테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하는거 같습니다.
사람된 도리로써 19년이 넘는 시간을 사귄사람에 대한 예의라도 지키던지
그냥 미안하다 헤어지자 이한마디하면 나쁜 사람이 될꺼 같으니깐
그냥 말한마디 없는 이 나뿐놈이 술독에 빠져서 탕진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지금이라도 빨리 알아서 다행이라고 위로해줍니다
저도 더 늦게 전에 지금이라도 실체를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뒤통수 많이 맞았지만 이남자의 뒤통수는 정말 너무 너무 커서
다음 사람을 만날때 많은 리스크를 줄까봐 걱정이긴 합니다
사람이란 탈을 쓴 악마를 만난 기분이네요
연초부터 이런 일이 생겼지만 올해는 더 좋은 일이 생기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여기다가 주저리 이야기했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